“신입사원 뽑아도 한 명 당 한달 교육에 수천만원이 든다.”
이봉주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인사팀장(전무)가 우리 대학의 ‘전공 교육’ 부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18일 오전 한국공학한림원이 주회찬 코리아리더스 포럼에서다.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의 인사팀장이 대학의 전공교육 부족을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전무는 이날 열린 포럼에서 ‘공학교육, 현실을 따라가고 있는가’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반도체 부품 부문은 굉장히 기술분야 투자가 크고, 기술의 발전도 굉장히 빠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새 기술을 앞서 연구할 수 있는 다양한 이공계 인재를 필요로 한다”고 운을 뗐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는 한해 3500명에서 4000명을 뽑는데 반도체 사업에서만 평균 15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채용한 인력들의 전공 분야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전공별 인력 현황에 따르면 학사와 석사를 포함해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한 전공은 전기·전자였다. 총 채용인력의 49%에 달할 정도로 인력 수요가 컸다. 다음으론 재료금속과 화학·화공이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컴퓨터(11%)와 기계(6%),물리(5%)와 같은 전공 인력에 반해 인문·경영전공은 5%에 그쳤다. 이 전무는 “요즘 대학을 다니면서도 의대를 가려고 반수를 하지 않느냐. 반수를 해서 성공을 하면 자퇴를 해서 교수님들이 (자퇴를 하지 말라고) 설득을 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공계를 회피하는 사회현상을 지적했다.
이어 “기업입장에서 봤을 때 공학교육을 보면 전공과목 학습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대학들이 졸업을 위한 이수학점을 줄이면서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위주로 선택한 데 따른 결과란 설명이었다. “대학생들이 깊이 있는 전공학습 보다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쌓기, 학점 관리를 위한 재수강에 관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란 것이었다.
그는 전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 실시한 업무 평가와의 연관관계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 전무는 “업무평가에서 상위 20%에 든 사람들은 대학시절 전공과목을 많이 들었고, 이수한 전공과목의 점수도 좋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에서 필요한 직무와 대학교육간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도 문제”며 입사 2~5년차 직원 1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 DS부문에 입사한 사원 가운데 공정과 설계,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학교 전공수업(19%)보다 선배의 조언(28%)과 세미나와 같은 팀내 교육(27%)이 업무에 더 많은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대학에서 배웠던 것보다 현업으로 와서 배우는 것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생각보다 낮은 응답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전무는 “입사해 나름대로 일을 좀 할 정도가 되려면 거의 1년 반의 시간이 지나야 한다”며 “신입사원 1년 직무교육 비용이 인당(평균 30일, 240시간 기준) 수천만원 이상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이 전무는 올 하반기부터 바뀌는 삼성 채용 제도를 언급하며 “전공과목을 얼마나 들었고, 얼마나 점수가 좋은가란 쪽으로 많이 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8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인재상도 밝혔다. 그는 “현업 부서의 임원들을 만나면 신입사원이라면 적어도 기술적인 결과를 분석해낼 수 있는 통계역량과 코딩(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개인적으론 책을 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이봉주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인사팀장(전무)가 우리 대학의 ‘전공 교육’ 부족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18일 오전 한국공학한림원이 주회찬 코리아리더스 포럼에서다.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의 인사팀장이 대학의 전공교육 부족을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전무는 이날 열린 포럼에서 ‘공학교육, 현실을 따라가고 있는가’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그는 “반도체 부품 부문은 굉장히 기술분야 투자가 크고, 기술의 발전도 굉장히 빠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새 기술을 앞서 연구할 수 있는 다양한 이공계 인재를 필요로 한다”고 운을 뗐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는 한해 3500명에서 4000명을 뽑는데 반도체 사업에서만 평균 15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고 있다”며 최근 5년간 채용한 인력들의 전공 분야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전공별 인력 현황에 따르면 학사와 석사를 포함해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한 전공은 전기·전자였다. 총 채용인력의 49%에 달할 정도로 인력 수요가 컸다. 다음으론 재료금속과 화학·화공이 각각 13%로 뒤를 이었다. 컴퓨터(11%)와 기계(6%),물리(5%)와 같은 전공 인력에 반해 인문·경영전공은 5%에 그쳤다. 이 전무는 “요즘 대학을 다니면서도 의대를 가려고 반수를 하지 않느냐. 반수를 해서 성공을 하면 자퇴를 해서 교수님들이 (자퇴를 하지 말라고) 설득을 하는 사례들이 있다고 한다”며 이공계를 회피하는 사회현상을 지적했다.
이어 “기업입장에서 봤을 때 공학교육을 보면 전공과목 학습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대학들이 졸업을 위한 이수학점을 줄이면서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위주로 선택한 데 따른 결과란 설명이었다. “대학생들이 깊이 있는 전공학습 보다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쌓기, 학점 관리를 위한 재수강에 관심이 많은 것이 현실”이란 것이었다.
그는 전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 실시한 업무 평가와의 연관관계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 전무는 “업무평가에서 상위 20%에 든 사람들은 대학시절 전공과목을 많이 들었고, 이수한 전공과목의 점수도 좋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에서 필요한 직무와 대학교육간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도 문제”며 입사 2~5년차 직원 1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 DS부문에 입사한 사원 가운데 공정과 설계,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대학교 전공수업(19%)보다 선배의 조언(28%)과 세미나와 같은 팀내 교육(27%)이 업무에 더 많은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전무는 “대학에서 배웠던 것보다 현업으로 와서 배우는 것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만 생각보다 낮은 응답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전무는 “입사해 나름대로 일을 좀 할 정도가 되려면 거의 1년 반의 시간이 지나야 한다”며 “신입사원 1년 직무교육 비용이 인당(평균 30일, 240시간 기준) 수천만원 이상 소요된다”고 꼬집었다.
이 전무는 올 하반기부터 바뀌는 삼성 채용 제도를 언급하며 “전공과목을 얼마나 들었고, 얼마나 점수가 좋은가란 쪽으로 많이 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8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느꼈던 인재상도 밝혔다. 그는 “현업 부서의 임원들을 만나면 신입사원이라면 적어도 기술적인 결과를 분석해낼 수 있는 통계역량과 코딩(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개인적으론 책을 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언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